유니버스 그랜버드 흰연기 발생 및 부동액 소모 실린더 블록 교환
잠깐만 세워놔도 엔진이 안 돌아가며 시동이 걸리지 않는 차량이 있습니다. 여러 번 시도 끝에 간신히 시동을 걸면 흰 연기가 쏟아져 나옵니다. 연소실에 부동액이 유입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고 또 그 원인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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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현상
시동불량 및 흰 연기 발생.
시동을 걸려고 키를 돌리면 엔진이 철컥하고 돌다가 멈춥니다. 배터리가 약하거나 스타터 모터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엔진이 돌아가다 걸리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여러 번 크랭킹 시도를 하다 보면 그때서야 엔진이 돌아가게 되고 시동이 걸리게 됩니다. 시동이 걸린 이후에도 한동안 머플러에서 흰 연기가 말도 못 하게 뿜어져 나옵니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 줄어들기는 하지만 아예 안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지속적인 부동액 소모.
부동액 또한 지속적으로 소모됩니다. 딱히 외부 누수는 보이지 않으며 조금만 운행해도 벌써 부동액 부족 경고등이 들어와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닙니다.
실제로 부동액을 주입해 보면 단시간에 상당한 양이 줄어 있습니다.
차량제원
입고차량은 기아 자동차에서 생산한 2011년식 뉴 그랜버드 차량입니다. 처음에는 관광버스로 출고된 차량을 중고차로 매입하여 직원들 이동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엔진형식은 D6CD이며 그랜버드도 현대의 유니버스처럼 파워텍 엔진을 베이스로 한 엔진이 동일하게 올라가 있습니다. D6CD엔진은 유니버스, 트라고, 뉴파워트럭, 그랜버드 등에 주로 장착됩니다.
주행거리는 140만 km 정도 운행하였습니다.
제조사 | 모델명 | 제작년도 | 엔진형식 |
기아 | 뉴 그랜버드 | 2011년 | D6CD |
점검내용
외부 누수 및 EGR 쿨러 점검.
바닥에 부동액이 떨어지는 것은 없다고 했지만 아래쪽 언더커버를 모두 탈거하고 진짜로 누수가 없는지 확인해 봅니다.
부동액은 일반 물과 다르게 누수가 되어 흘러나오면 쉽게 마르지 않고 마르게 되더라도 흐른 자국이 남게 됩니다.
입고 차량의 경우 미세하게 누수되는 곳은 몇 군데 있었으나 실제로 줄어드는 양과는 많은 차이가 날 정도로 미비한 수준이었습니다.
외부 누수는 없다고 판단하고 다음으로 EGR쿨러를 점검해 봅니다.
EGR쿨러는 배출가스 재순환 시스템을 구성하는 부품 중에 하나로 고온의 배출가스가 흡기로 순환되기 전에 부동액을 통해 한번 식혀주는 장치입니다.
배출가스와 부동액은 직접적으로 만나지 않으며 EGR 쿨러 내부에는 라디에이터처럼 코어가 있어 배출가스의 열기를 흡수합니다.
그런데 만약 코어에 균열이 생겨 터지게 되면 부동액이 넘어오게 되고 배출가스 순환라인으로 들어와 흡기나 배기 쪽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흡기로 들어간 부동액은 연소실에서 타버리고 배기로 나간 부동액은 배기열에 의해 증발해 버립니다. 물이 증발하면 수증기가 되고 이는 운전자가 봤을 때 흰 연기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EGR쿨러가 터졌을 거라고 강하게 확신했는데 실제로 배출가스 재순환 라인은 확인해 봐도 부동액의 유입흔적이 하나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연소실 점검.
엔진이 철컥철컥 걸린다는 말은 크랭크축이 회전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엔진은 피스톤의 상하 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꿔서 구동축을 돌리게 됩니다.
만약 크랭킹을 하는 시점에 연소실에 어떤 이물질이 다량 유입되게 된다면 그 부피만큼 피스톤이 상사점으로 올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생깁니다.
피스톤이 상사점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와야 크랭크축이 회전을 하는데 중간에 올라가지 못하니 엔진 역시 돌아가지 않는 것입니다.
연소실에 유입되어 피스톤의 왕복운동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이물질은 바로 부동액과 연료입니다.
부동액이 유입될 수 있는 경우는 실린더헤드의 균열 또는 인젝터 동튜브의 기밀불량입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실린더블록의 라이너가 손상되어 유입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연소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실린더헤드를 탈거해야 합니다. 트럭과 다르게 버스의 작업공간은 상당히 비좁으며 호이스트를 사용할 수 없기에 탈거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지게차 또는 코끼리 작키를 사용해 실린더헤드를 탈거해 줍니다.
실린더헤드를 탈거한 후 1번부터 6번까지 모든 연소실을 확인해 봤더니 5번 연소실의 피스톤 위쪽으로 다량의 부동액이 고여 있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벽면은 벌써 뻘겋게 녹이 슬어 있습니다.
부동액 유입은 확인되었으니 이제 어떤 이유로 유입되었는지 원인을 찾아볼 시간입니다.
짧은 시간에 상당량의 부동액이 유입되었기에 우선 실린더블록의 라이너(연소실 벽면)부터 확인해 봅니다. 솔 그라인더로 열심히 문질러 봤더니 작은 바늘구멍이 보입니다.
이 작은 구멍의 반대쪽은 부동액이 있는 공간으로 연소실의 뜨거운 열기를 식혀주어 엔진이 과열되는 것을 막아 줍니다. 라이너의 벽면을 경계로 연소실과 부동액이 들어있는 공간이 나눠지며 이 둘은 서로 만나지 말아야 합니다.
부동액 관리가 안된 상태로 오랜 시간 운행을 하게 되면 엔진 내부가 서서히 부식이 되며 조금씩 쇠를 파먹게 됩니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구멍이 나는 것입니다.
보이는 것은 바늘구멍이지만 실제로 반대쪽은 넓은 부분에서 손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수리내용
실린더 블록 및 라이너 교환.
실린더 블록이나 라이너에 구멍이 생기는 원인은 결국 부동액 관리를 못해서 그렇습니다. 부동액의 대표적인 기능은 냉각과 방청 기능입니다.
부동액이 정량 들어있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방청기능이 저하되지 않았는지도 체크해 봐야 합니다. 일단 육안으로 원래 색상에서 흐려지거나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탁해졌다면 교환시기가 도래한 것입니다.
보통은 2년 정도 주기로 교환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알루미늄을 많이 사용하는 승용차 엔진은 부식이 덜하지만 대형 차량은 엄청난 출력을 버텨줘야 하기에 주로 주철을 사용합니다. 부식에는 다소 취약할 수 있습니다.
엔진 전체로 봤을 때는 사방에서 녹이 발생하고 부식이 되면서 블록 자체가 약해졌을 겁니다. 제일 많이 파먹었던 곳이 처음으로 구멍이 발생한 것입니다.
지금 보이는 구멍만 막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실린더 블록 자체를 교체해야 합니다. 응급조치만 해서 재사용할 경우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1년 안에 다른 곳에서 동일한 현상이 발생합니다.
실린더블록이나 라이너를 교환하는 작업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보링과 동일한 작업이기에 한번 할 때마다 엄청난 비용가 시간이 소요됩니다. 동일한 이유로 2번 이상 작업한다면 그만큼 큰 손해입니다.
처음에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실린더블록과 라이너를 함께 교체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특정부위에 균열이 발생했다면 그 부분만의 문제일 수 있지만 부식으로 인한 구멍이 발생했다면 실린더블록 전체적으로 상태가 좋지 못한 것입니다.
입고 차량의 경우 실린더 헤드는 큰 이상이 없었기에 동튜브만 교체한 후 깨끗이 세척하여 재장착하였습니다.
실린더블록은 신품으로 교체하기에는 1400만 원이라는 가격이 너무 부담스러워 상태가 좋은 중고 블록을 구해 조립하였습니다. 블록에 끼워지는 라이너와 피스톤의 경우는 모두 신품으로 교체하였습니다.
부품 리스트.
실린더블록을 교체하는 작업은 완보링 작업과 동일하기에 상당히 많은 부품이 들어갑니다. 같은 차종이어도 내부 부품의 손상정도에 따라 수리 금액은 크게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입고차량의 경우 실린더블록 중고품은 크랭크축이 포함된 상태로 300만 원에 가져왔으며 피스톤의 경우 스틸 피스톤 적용으로 1개에 40만 원이 넘어갔습니다. 총 6개 장착으로 240만 원입니다.
라이너 역시 6개 모두 신품으로 장착했으며 가격은 80만 원정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엔진미미와 미션의 디스크 & 커버 등 고장원인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부품들도 함께 교체하면서 800만 원이 넘는 부품 견적이 나왔습니다.
품명 | 품번 | 수량 |
실린더블록(중고) | S7280-84750 | 1 |
라이너 | 21131-84700 | 6 |
피스톤 | 23411-84700 | 6 |
마무리.
엔진오일과 경유필터는 주기적으로 잘 교환하면서 부동액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랜 기간 그냥 사용하다가 호스가 터지거나 워터펌프가 고장 났을 때나 함께 교환해 주지 주기적으로 부동액을 교환하시는 분은 1년에 1~2명 정도밖에 못 본 거 같습니다.
부동액을 교체하지 않는다고 해도 당장 큰일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지만 서서히 실린더블록이나 헤드의 손상이 진행시키기에 나중에 큰돈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부동액은 원액 형태로 판매되며 색상은 제조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원액과 수돗물을 5:5 비율로 희석해서 주입해 주면 되고 수돗물 외에는 증류수도 희석할 수 있습니다.
수돗물과 증류수 외에 다른 용액을 사용할 경우 오히려 부식을 촉진하니 주의하기 바랍니다.
생수나 지하수도 안됩니다. 급한 상황이 생겨 어쩔 수 없이 주입했다면 수리가 끝난 이후 바로 배출하여 다시 새로 넣어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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